스페인 유학을 마치고 한달동안 거의 매일 아침 엄마얼굴에 화장을 해주었다.
어린 소녀처럼 내 침대에 살짝 걸터앉아 "감아" 그럼 감고, "떠봐" 하면 뜨고,
"암" 하면 입술을 꽉 다물던 귀여운 우리엄마.
엄마랑 있을때면 어릴때 나은이랑 해주랑 (내 인생의 제일 오래된 우정 since 1995)
소꿉놀이하던 추억들이 떠오른다.
매끈하고 고운 울엄마 피부에 살짝 화장을 얹으며
나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는데.
종종 엄마는 내 인생에서 "살게만드는" "살게하는" "잘살아야지" 라는 마음을 먹게해준다.
오늘 아침에 엄마에게 온 카톡 메세지 역시.
[최인호 선생이 돌아가신지 50일이 넘었습니다. 선생은 항암치료로 손톱이 하나둘씩 빠졌습니다. 그 자리에 이런 고무골무를 끼고 마지막까지 글을 쓰셨습니다. '환자'가 아닌 '작가'로 죽고싶다고 선생과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골무입니다.
"제가 쓰는 글이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입속에 들어가 달콤한 일용할 양식이데 해주소서" 라고 기도했던 선생의 가난한 마음을 떠올려봅니다.]
엄마를 부탁해. 아빠, 그리고 막내아들 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