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주말이 왔고.
이번 주말은 2014년도 첫 달이 끝나고 2월 첫 날이다.
1분전보다 나은 나... 가 되기로 약속한지 한달이란 시간이 또 흘러갔다.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아침 커피시간으로 하루 시작.
해가 나와서 신난 우리는 추운 거리를 여기저기 걸어다닌다.
겨울이 끝나가는 이 늦게 니트를 하나 사들고 기분이 좋아졌다.
사람이 많은 런던에서 튜브를 탄다는건 어느 대도시나 비슷하겠지만...
1. 꽉찬 튜브에 속 끼어타기.. 스릴있다 (이럴때는 크지않는 내 몸뚱이가 고맙다)
2. Claustrophobic 한 나에게 좁은 튜브는 참 힘들다. 이럴때는 사람구경을 해야 좀 낫다.
3. Circular line 이 가장 세거라 깨끗하고 좀 넓다. (아쉽게도 탈일은 별로 없다..)
이렇게 튜브타는것에 적응하며 어느 한 도시를 익히고 친해지고 있는 중이다.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프로/마스터를 할 수 있다는데.
내가 10년후에 마스터하고 싶은 것들이 뭘까 ? 바다같은 사람.
좀 더 현실적인 걸 생각해보자...
흠....
글쓰기 (영어&한국어)
춤 (발레/ Contemp)
아트 (any form of art)
요리 (양식위주로 baking incl)
and again 바다같은 사람...?
하루에 3시간이면 참... 긴 시간이다... 어찌보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3시간...
하루에 3시간씩은 아니여도 적어도 30분은 소유하고 있는것같다.
그럼 나는 10년이 아닌 , 더 오랜 시간이 걸려 프로가 되겠군.
그래, 사실 프로가 된다는 정확한 뜻이 어디어
내가 좋아서 하면 되고 즐기면 되는거지
좋고 즐기면 절로 하루에 1시간이고 2시간이고 하게되는것이지.
일년 중 제일 아쉬운 2월달이 시작됐다.
시작하자마자 아쉬워지는 이 달은 나에게 어떤 달이 될지 너무 궁금하다!
28일이란 시간,
내가 하루에 15시간 깨어 있다치면?
420 시간이나 된다!
나는 군대에 간적이 없다.
한국인이지만 남자는아니다.
한국에 가서 친구 면회에 가는게 꿈일때도 있었다.
왠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나오면 재밌어보였다.
남들이 참 소박한 꿈을 꾼다며 하하하고 웃었다...
군대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내가 레지오 단원이 되었다.
영원한 도움의 어머니 라는 이름으로 런던한인성당 청년 레지오 단원.
어릴때부터 엄마아빠 손잡고 성당에 쫄랑 쫄랑 다니고
제대에서 복사도 4년동안 서봤고
교사회도 일년 해보았지만
규칙적으로 기도를 하는 사람은 아니였다.
가끔 생각나면 묵주기도 하기고 했었고,
미사 중에 성체를 모시고 나서 무릎꿇고 기도도 해보고 했지만,
대부분의 기도가 큐피트 화살 날리는듯한 화살기도들이였다.
나중에 "아줌마"가 되면 하면 된다 생각했었다.
나이들면 절로 기도가 나오리라다 생각했었다.
그리 절실할때 찾아가도 늦지 않다 생각했었다.
매일 앉아 묵주돌리는 모습도 너무 할머니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문뜩 든 생각이,
'아주가끔' 자기전 묵주기도를 했던 작은 그때의 내 모습이.
참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것 같다.
처음 내가 묵주를 알게된건 외할머니댁이다.
외할머니댁에 놀러가면 항상 성모마리아상 앞에 여러개의 묵주가 놓여져있었는데.
그 외에도 할머니 가방속, 집안 곳곳에 이 묵주알들이 흩뜨러져 있었다.
어린 나에게는 좋은 장난감이 되어주었다.
어느마을의 공주놀이를 하며 묵주 한 5개를 목에 두르고 양팔에 끼고
머리위에 할머니 미사포를 얹고서 그 위에 또 다른 묵주를 얹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주놀이를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모습도 참 귀엽다.
그 후로 영세를 받으면서 묵주팔지다 반지다 여러 선물을 받아 내 것이 생겨났다.
집에서 아빠엄마가 개최하는 9일기도, 54일기도등을 통해 묵주기도의 방식을 알았고,
귀찮으면서도 휙휙 묵주를 돌리며 한자리에 모여 기도를 하는게 싫진 않았다.
5명이 한 자리에 모이면 기도하는 모습을 구경하는것도 재밌었고
묵주기도 한번에 5단이 있는데 우리 다섯명이 돌아가면서 바치게 되면
한명도 빠짐없이 한 신비 한 신비 묵상을 읽게된다.
조는 것 같으면서 다 듣고 있는 아빠,
제일 정신말짱한 엄마,
얌전한 고양이처럼 앉은 자리 고대로 끝까지 앉아있는 언니,
소울없이 '나는 누구 왜 이곳에...' 폴,
그리고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스트레칭하며 기도하는 나.
그 모습들이 기억이 난다.
초를 좋아하는 내가 항상 초 키고 끄는 당담이였다.
가족끼리 차를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게되면 묵주기도로 여행 시작을 할때도 있었고
미국에서 만난 성당친구들끼리도 가끔 도서관 뒤에서 모여 바친 적도 있었다.
요즘 다시 묵주기도를 한다.
레지오 숙제의 기본이 바로 이 묵주기도.
내가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이 숙제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아는건 요즘 숙제로 하게되는 묵주기도를 하는 내 모습이 예전과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는것이다. 기도 제목들이 달라진 것 외에 나는 어릴때 그 모습 그대로 인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작은 다섯송이 장미가 모이고 모여져 커다란 장미다발이 되어도 나는
작은 내 모습 그대로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은 한다.
글을쓰다보니 물고 물어져 사진과 맞지도 않는 글을 쓰고 있었다.
글을 쓰기 시작할때는 2원 1일이였는데 이제 2일이 되었다.
Good night th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