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누군가를 처음으로 사랑하기 시작할 땐 차고 넘치도록 많은 말을 하지만
연륜과 깊이를 더해 갈수록 말은 차츰 줄어들고
조금은 물러나서 고독을 즐길 줄도 아는
하나의 섬이 된다.
인간끼리의 사랑뿐 아니라 신과의 사랑도 마찬가지임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는 섬이 되더라도
가슴엔 늘상 출렁거리는 파도가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메마름과 무감각을
초연한 것이나 거룩한 것으로 착각하며 살게 될까 봐 두렵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마음의 가뭄을 경계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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