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시간이 나면 기도책에서 아침기도를 읽곤 하는데
왠지 이 아침기도때문인지 요즘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것 같아
그리고 이 여유가 나에게 작은 행복들을 가져다 주기에 감사하다.
1월 말 한참 추운 겨울날씨에 집에서 엄마가 즐겨 기르시던 violet 이
여기 런던 집에서 나에게 빼꼼하고 인사한다.
보라색 작은 꽃 한 송이가 얼마나 기특해보이던지.
멀리서라도 집에서 기르던 화초를 보니 마음이 한결 나아진다.
어제까지만해도 해를 반대로 하 채 나를 보고 피식 웃더니
오늘은 고개를 조금 돌려 햇님에게 가까이 가려한다.
심한 감기앓이 없이 조금만 더 버티면 런던의 겨울도 이제 곧 끝이난다.
마지막 늦추위를 견디기 위해 레몬을 사다가 레몬티를 담궜다.
손톱사이사이에서 레몬향이 나는게 기분이 좋아 행복하다.
레몬은 반달모양으로 얇게 썰어 유리병에 꽃모양으로 펼친다.
한층 한층 마다 흰설탕을 살짝 뿌려주며 쌓아올리면 레몬 5개로 금방 병을 채운다.
레몬을 사면서 사과도 한봉지 샀다.
사실 장보러 나간 제일 큰 이유가 이 사과때문이였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입에서 애플크렘블! 하고 외침이 나왔는데
어느새 내가 슈퍼에 가서 사과한봉지를 들고 있었다...
사과를 깍두기모양으로 잘라 설탕에 묻혀놓고
버터와 밀가루 그리고 황설탕을 섞어 손으로 반죽한다.
어느정도 버터와 밀가루가 섞여 빵가루처럼 흩어지게 되면
사과위에 사과를 다 덮을 정도로 수부룩하게 뿌린다.
그리고 오븐에 30분정도 구우면.
애플크렘블 완성.
지금까지 내 인생이 꼭 내가 요리를 할때의 모습과 흡사하다.
사람의 성향이라는게 쉽게 바뀌지않고 누구나 자기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살아간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요즘 나는 내가 어디에 뭘 하고있든 항상 "나" 로 살아가는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하게된다.
나로, 나처럼, 나답게, 생각해보면 그 중간 중간에 "나"가 흐려져 불안할때도 있었다.
한계된 공간에서 요리를하는 내 모습,
몇일전 랍스타를 발라먹는 내 모습을 보면서도 그랬다.
방청소를 하고 옷장정리를 하는것도 그렇고
샤워하는 모습, 설거지 하는 내 모습도 그렇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노는 내 모습도 그렇고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내모습에서도.
하루에 내가 하는 작은것들이 하나 하나 모여,
이것들이 서로 닮아,
큼직큼직한 일들을 해내고 있는것 같다.
학교도 다니고 석사도 마치고 일도하고.
내 방식을 찾아 미국 중국 유럽도 다녀왔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 다녀온 셈이다.
나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
단 한 명 도 없 다 는 게
나 를 나 로 만 드 는 것 이 였 다.
자질구리한 나의 말한마디, 생각, 손동작 하나하나가 모여서.
나 는 지 금 의 나 를 살 고 있 었 던 것 이 다.
그래서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 라는 사람이.
그리고 "나"를 존재하게 하는 우주와
우주에 나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하루를 살면서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의미담기 연습.
Hi Panda~ 가끔 블로그 들어와서 니 글을 읽곤해 니글이 좋아서 :) 오늘두 기분좋게 공감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한답니다. 지구반대편에서알라는 잠을 청하는中 계속 니글 읽고싶어 자주올려줘ㅋㅋ I miss u so much 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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